S&T그룹 백두대간 종주팀(팀장 박재석 대표이사·이하 종주팀)의 경인년(庚寅年) 새해 첫 산행은 건국신화의 영험함이 깃든 태백산(太白山)으로 잡았다. 강원도 태백시와 영월군, 경북 봉화군과 경계를 이루는 태백산은 해발 1567m의 명산이다.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천제단(天祭壇)이 있을 만큼 영험한 태백산에 오르고자 종주팀은 모두가 잠든 새벽길을 달렸다. 31일 0시 창원에서 출발한 종주팀은 4시간 20분여를 달려 414번 지방도가 지나는 만항재 고갯길에 도착했다. 만항재는 우리나라 포장도로 가운데 가장 높은 곳(1330m)에 위치한 고개로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과 영월군 상동읍, 태백시를 잇는다.

부지런한(?) 기사님 덕분에 예정시간보다 1시간가량 빨리 도착한 종주팀은 차 안에서 간단한 아침식사를 겸한 휴식을 취한 후 5시 20분께 산행에 나섰다. 아직 보름달 모습이 완연한 달빛과 눈빛을 따라 첫 번째 목적지인 화방재로 나아갔다. 간간이 들려오는 새 소리와 바람 소리를 벗 삼아 눈길을 걸었다. 남쪽에서는 좀처럼 구경하기 어려운 눈길이라 그런지 발걸음이 가볍다. 창옥봉과 수리봉(1214m)을 거쳐 화방재(950m)까지 3.45㎞는 1시간 40분 정도 소요되지만 등산로가 평지와 내리막길이어서 1시간 남짓 걸렸다.

종주팀과 창원에서 함께 출발한 B팀이 화방재에서 합류했다. 모두 77명으로 구성된 태백산 산행팀은 새벽 찬 공기를 가르며 길을 나섰다. 옹벽 뒤로 난 등산로를 따라 언덕길을 오르면 사길령 매표소가 나온다. 이곳 매표소는 다른 곳과 달리 24시간 운영되는 관계로 1인당 1500원의 입장료를 내야 한다. 눈길을 따라 만만치 않은 오르막을 한참 오르다 보면 비교적 넓은 공터와 산령각(山靈閣)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대간길 오르막 산행이 시작된다. 1174봉을 지나 유일사 쉼터까지 계속해서 오르막이 이어진다. 1000m가 넘는 고봉이 이어졌지만 체감 온도는 그렇게 낮지 않았다. 2009년 마지막 산행이었던 궤방령∼우두령 구간 황악산의 칼바람을 경험했던지라 하늘도 우리를 돕는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났다.

유일사 쉼터에서 천제단까지 1.7㎞는 태백산의 참모습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구간이다. 등산로 양옆으로 '살아서 천 년, 죽어서 천 년'을 간다는 주목이 꿋꿋한 기상을 자랑하고 있었다. 가쁜 숨을 내쉬고 시야가 탁 트인 정상부에 올랐다. 눈앞에 장군봉(1567m)과 천제단(1560m)이 펼쳐졌다. 겨울 설산(雪山)의 진경을 맛보고자 이미 많은 사람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간간이 부는 바람이 예사롭지 않을 정도로 세찼다. 정상부에 설치된 온도계는 영하 7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체감온도는 이보다 훨씬 낮은 영하 10도 정도로 장갑을 꼈지만 손끝은 이미 마비가 될 정도로 시렸다. 시린 정도가 아니라 아팠다. 천제단에 모인 종주팀은 무사 산행을 기원하며 하늘에 빌었다.

종주팀을 대표해 박재석 종주팀장은 정성껏 마련한 제물을 차려 놓고 흐트러짐 없이 기원문을 낭독했다.

"유세차, 단기 4343년 경인년(庚寅年) 1월 31일, 오늘 새해 첫 등정에 나선 S&T그룹 백두대간 대장정 종주팀은 건국신화가 서린 영험한 이곳 태백산 천제단 정상에서 하늘 아래 만민(萬民)을 굽어 살피시는 천지신명께 저희의 정갈한 마음을 모아 삼가 제(祭)를 올립니다.(중략) 올 한해도 전 임직원이 교만하지 않고 서로 믿고 단결하는 '대화합의 장'을 만들어 명실 공히 국가와 사회에 공헌하는 '기술 보국' 기업으로 자리매김해 시대를 앞서가는 기업,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 되어 대망의 2010년대에는 세계시장의 당당한 주역으로 우뚝 설 수 있기를…. 전 임직원의 행복과 백두대간 종주팀의 남은 천릿길 무사 산행도 간절히 기원하옵나이다.(이하 생략)"

기원문은 모두의 간절함을 담았다. 천제단에서 동쪽으로 내려서면 반재를 거쳐 당골로 내려가는 4.4㎞의 탈출로가 있다. 다행히 종주팀은 단 한 명의 낙오자도 없이 다음 목적지인 문수봉으로 방향을 잡았다. 대간길은 남쪽으로 30분 정도 내려서 부소봉(1547m) 못 미쳐 오른쪽으로 이어지지만 종주팀은 왼쪽으로 방향을 잡아 문수봉(1517m)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곳 삼거리에서 문수봉까지는 2.2㎞로 40여 분이면 충분하다. 너덜지대인 문수봉에서 경관을 조망한 종주팀은 당골까지 비교적 긴 하산길에 올랐다. 아이젠을 착용하고 하산길에 나서는 것이 좋다. 태백산 눈 축제가 열리는 당골 광장까지 눈길인 점을 고려하면 비교적 시간을 넉넉하게 잡는 것이 좋다. 태백산의 정기를 온몸으로 느낀 태백산 종주 산행을 아무런 탈 없이 무사히 마쳤다.